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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한국 개발자로 살아간다는 것

한국 개발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그렇게 힘들고 비참하고 어렵고 그런 일일까? 컴퓨터 잡지 마소(마이크로소프트웨어) 4월호에 이런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
한국에서 개발자로 살아가기
개발자로 살아가다 보면 국내에서는 개발자로 살아가기가 힘들다는 소리를 여기저기서 많이 듣게 된다. 지난해 8월 자바개발자협의회(JCO)는 한국의 개발자 1,89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에 따르면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72.2%는 45세까지(특히 58%는 40세까지)만 개발 업무를 계속하겠다고 응답했다. 대다수가 개발자의 수명을 40세 초반으로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경력 분포 면에서는 10년 이상된 개발자가 전체의 9.5% 밖에 되지 않아서 대부분이 경력이 짧은 초중급 개발자로 이뤄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숙련된 개발자가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개발자의 근무 실태를 보면, 응답자의 85%는 주2회 이상 야근을 하며 매일 야근하는 개발자도 28%나 되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초과 근무 수당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한 예로 노동부에서 2007년 6월부터 서울 지역 IT 업체 104곳을 점검한 결과, 93개 업체가 근로자의 수당을 미지급해서 시정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과거 2005년도에는 포털 서비스인 다음의 토론광장(아고라)에 ‘영재들아, 제발 IT로 오지마라’라는 글이 게재되어 한창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글은 한국 IT 개발 환경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표현해서 IT 종사자들 사이에서 대단한 관심을 끌었다. 이런 우울한 글을 보고 나면 정말 개발자로 남아서 살아가야 하는지 자신이 없다. 유독 한국의 개발자만 이렇게 고생하는 것은 아닐까?
이후에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연봉수준, 직업만족도 등의 근무환경 자료를 미국과의 비교를 보여주고,
앞으로 우리가 미국의 모델을 따라 IT 빅뱅을 통한 경제발전을 이룩한다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그 주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필자는 그때쯤이면 우리나라의 개발자도 미국의 그들처럼 대우받지 않을까라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희망을 가져본다.
라고 긍정적이지만 별로 희망적이진 않은 마무리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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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구로공단의 변천사를 보면 한국의 주력 산업의 변화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60년대엔 섬유, 가발 회사들이 80년대 90년대는 전자제품으로 그리고 2000년대 이후에 현재는 '구로g밸리'라고 불리며서 IT 회사 중심으로 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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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경제적인 발전도 고려 해야 겠지만, 옛날에 벌집 혹은 쪽방이라고 불리는 방에서 생활하면서 먼지 마시며서 미싱 돌리고 쪼그리고 앉아서 전자부품 납땜질하던 우리 선배들의 모습이 매일같은 야근에 넉넉하지 못한 연봉에 시달리고 있는 현재의 개발자들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이룬 경제 발전의 영광이 그들에게 돌아가지 않았듯이 IT산업이 경제발전에 공헌을 하고 그 영광이 개발자들에게 돌아갈지는 의문이다.